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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 차용주 역주 |
원산지 | 신국판/2014/43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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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십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漢詩를 짓는 것을 선비들의 필수 교양으로 여겨 왔기 때문에 역대로 내려오면서 傑出한 작가가 적지 않게 배출되었고 우수한 작품도 많아 한문학의 여러 형식 가운데 한시가 正宗으로서 위치를 잡아왔다. 그런데, 이러한 한시에 대한 연구가 오늘에 이르러 부진한 듯한 것은 한동안 세태의 격변으로 漢詩의 저작과 아울러 관심에서 소원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徐居正은 그의 『東人詩話』에서 시를 짓는 것도 어려움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시를 아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했다. 한시에서 가장 애용되는 시형은 五言 또는 七言絶句와 律詩인데, 한시의 이해가 어렵다는 것은 이러한 시형이 엄격한 短型의 정형시로서 내포된 사상 감정이 극히 압축되었고, 또 平仄과 押韻으로 調律을 하고 있어 聲調에 대한 이해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에 따라 함축된 내용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한시에 국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말할 것이 없겠으나, 한시의 聲調는 平仄의 안배를 규정에 따라 맞추었다 할지라도 각 글자의 音價가 서로 다르고, 또 전후에 있는 글자에 따라 성조의 音價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짓기도 어렵지만 알기도 어렵다. 이러한 聲調에 대한 이해는 莊子가 이른바 輪扁이 수레바퀴를 깎을 때 천천히도 빠르게도 하지 않는 것은 손과 마음으로 느끼고 체득한 것이므로 말로써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과 같이 짧은 시일에 배워서 가능한 것이 아니며, 시간을 가지고 많은 작품을 보면서 역대의 詩話集 등을 두루 구해 보는 것이 한시의 성조에 대한 이해와 안식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본 譯註에서 徐居正의 『東人詩話』는 洪萬宗이 그의 『詩話叢林』의 凡例에서 詩話로서 전체의 내용을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에 초록하지 않고 제외한다고 했으므로 이러한 『東人詩話』와 許筠의 『鶴山樵談』은 완역했고, 金萬重의 『西浦漫筆』과 金昌協의 『農巖集』 雜識 外篇에서는 우리나라 시문에 관해 언급한 것만을 ?譯했으며 金澤榮의 雜言은 完譯했다. 그리고 河謙鎭의 『東詩話』의 卷 一과 卷 二에서 卷 二만을 선택하여 완역했다. 우리나라 역대의 詩話集들이 近畿 지역의 문인들에 의해 저작되었기 때문에 近畿詩文을 중심으로 한 것이 일반적이었다. 河謙鎭은 晋州 출신으로서 최근세의 인물이었기 때문인지 卷二에서는 남쪽지역인 嶺湖南의 문인들에 얽힌 詩話가 적지 않았고, 또 근대문인들의 작품에 대한 언급이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 그리고 번역은 직역에 충실하고자 하여 우리말의 수사에서 필요 없는 말이 첨가된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원문을 충실히 하는 의미에서 빠뜨리지 않고자 했다.
책머리에 이러한 머리말을 쓸 때마다 두려움과 아울러 감회가 무거웠지만, 이번에 더욱 처연함이 적지 않은 것은 흐르는 세월에 따라 앞으로 이런 글을 쓰기 어려운 탓인지 모르겠다.